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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19)] 사단장 초도 업무보고로 뒤집어진 상급부대(하)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4.06.24 14:01 ㅣ 수정 : 2024.06.24 14:01

업무보고시에 지역기관장 초대를 금하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군수와 의장은 막무가내로 찾아와 대대 현관 앞에서 대기
진공포장된 예비군용 M16의 총기번호 오류 발견은 군사령부 등 전 부대의 군수분야 관계자들을 바쁘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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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보고시에 해당 지역 기관장들을 초청하지 말라는 지침에도 불구하고 군수와 의장은 막무가내로 찾아와 사단장에게 인사했던 청원군수와 의회의장 [사진=김희철]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민관군 통합작전이 중요시되는 향토사단은 사단장이 타부대를 방문할 때 지역 기관장들이 참석하는 사례가 많이 있었다. 이번에는 상급부대에서 업무보고시에 해당 지역 기관장들을 초청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었다. 

 

그래서 사단장 업무보고 있다는 사항을 지역 기관장들에게 전파하지 않았고 초대도 안했는데 청원군수와 의회의장이 불쑥 찾아와 난처하게 됐다.

 

상급부대 지침으로 필자가 곤란하게 됐다고 청원군수에게 복귀할 것을 권했지만, 사단장을 이렇게 개별적으로 만날 기회가 없다며 그들은 막무가내로 대대 현관 앞에서 기다렸다.

 

승용차에서 내리는 사단장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는데 역시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연대장과 필자가 사단장에게 인사를 하자마자 청원군수와 의장은 한발 앞서 나서며 “사단장님, 기관장들을 초대하지 말라는 지시를 하셨다면서요. 하지만 사단장님께서 우리 지역에 오시는데 군수가 인사를 안드리면 실례가 되고 제 마음이 편치 않아서 이렇게 떼를 써서 나왔습니다. 대대장에게 뭐라고 하지 마세요..”라는 넉살에 대대막사 현관앞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할 수 없이 막사로 들어가 차라도 한잔하고 가시라고 권했지만 청원군수와 의장은 인사드렸으면 됐고 더있으면 업무보고에 방해된다며 바로 부대를 빠져 나갔다. 나중에 확인된 사항이지만 청원군수는 사단장에게 개별적으로 전화하여 업무보고 후에 사단장을 모시고 식사대접까지 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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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보고후 막사 주변의 붕괴 우려지역을 직접 확인하는 사단장 이상신 장군 모습[사진=김희철]

 

통상 잘되어 있는 것 위주로 보고하는 데 필자는 부대의 약점을 보고하자 오히려 더 신뢰해

 

연이은 큰 행사와 추가 임무 덕분에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고 사단장 초도 업무보고에 긴장한 탓인지 브리핑도 미숙했지만, 예비군 교장 사열시에 예비군 중대장 보고를 사단장 옆에서 필자가 추가 설명을 간간이 병행한 것처럼 필자옆에서 신현정 연대장(삼사9기)의 적절한 보충설명이 주효하여 사단장은 만족한 표정이었다.

 

부대 파악 실태를 보고하면서 대대 울타리 노후와 붕괴 우려지역이 상존해 있음을 사실대로 보고하자 업무보고를 마치고는 사단장은 현장을 직접 다니며 확인했다. 사실 대부분의 부대는 자신의 치부를 감추고 잘되어 있는 것 위주로 보고하는 데 필자는 부대의 약점을 보고하자 오히려 더 신뢰를 했던 것 같다. 

 

특히 사단장은 매우 흡족하고 대견하다는 표정으로 우선 총기번호의 오류를 잘 발견했다며 바로 군수참모에게 사단 전체의 진공포장된 총기 박스를 해체하여 세밀하게 확인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대대에서 최초로 적용해 시행중인 ‘151전화사서함’ 제도를 신기하게 생각하며 부대운영과 훈련 및 작전시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사단 작전 및 동원참모에게 검토하라는 지시도 바로 했다.

 

성공적인 업무보고로 칭찬과 격려를 해주었던 사단장이 복귀하자 잠시 뒤에 사단 군수참모가 성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우선 총기번호의 오류를 참모보고부터 먼저 안하고 사단장에게 보고한 것을 신경질적으로 질책했다.

 

그는 사단장 지시대로 밴딩된 총기박스를 해체해 확인할려면 군사령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자세히 발견과정을 물어보았다. 전화를 끊으면서는 비록 군수처를 바쁘게 만들었지만 총번 오류를 발견한 것은 잘한 것이라며 수고했다고 격려도 해주었다.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군사령관에게 총기번호 오류 사실이 보고되어 2군 예하 전 사단이 밴딩을 해체해 수만정의 총번을 확인했다. 사단장 초도업무보고는 사단을 포함한 군사령부 등 전 상급부대가 뒤집어질 정도로 군수분야 관계자들과 예하 전부대를 바쁘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단에서는 보유량의 약 3,5%인 1175정의 오류를 확인하고 개선 조치를 했으며, 군사령관은 참모회의시에 결과보고를 받으며 동원전문가인 사단장 이상신 장군은 역시 다르다고 극찬을 했다고 전해졌다.

 

물론 필자도 분석력과 집념을 가지고 준비한 업무보고를 통해 총기번호 오류를 정정한 유공자로 인정되어 군사령관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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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프로필▶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제복은 영원한 애국이다(오색필통,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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