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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15)] 5·16 가신(家臣) 차지철과 고독한 황태자(하)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4.05.27 14:59 ㅣ 수정 : 2024.05.27 14:59

견고한 인내심으로 모든 훈련을 동기들과 똑같이 받으면서도 고생하는 동기생들을 위해 보이지 않게 노력해
‘차라리 나만의 길을 걷고 싶다’처럼 주변의 모든 유혹을 뿌리친 채 지금도 꼿꼿하게 모범적인 삶을 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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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생도 4학년 시절 공수훈련시 수료전 마지막 공수낙하를 마치고 동기들과  기념 촬영하는 장면으로 사진 중앙이 사관생도 박지만, 바로 좌측이 고(故) 이재수(전 기무사령관), 맨 좌측에서 두 번째가 필자 모습 [사진=김희철]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나무위키에 따르면 박지만이 1977년에 중앙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육사 37기로 입교한 동기는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 고교 3학년 시절 담임 선생님의 권유와 함께 박지만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박지만의 본래의 목표는 서울대 진학이었으나 고교 1학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방황하며 성적이 하락했기 때문에 진로를 변경했다고 한다. 또한 육사에 입학하게 되면 더 이상 경호원들에게 둘려쌓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속박된 청와대의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도 전해진다.

 

허나 차지철 경호실장과의 갈등은 1978년 생도 2학년 시절, 하계군사훈련시에도 야기되었다. 

 

지금은 이전했지만 그 당시 한여름에 원주 부사관학교에서 동기생 전체가 군사교육을 받았는데 불시 방문한 박 대통령에게 박 생도는 고생하는 동기생들을 고려하여 대통령이 직접 격려 회식을 베풀어 줄 것을 건의했다. 

 

이때 차지철 경호실장은 일정에 없는 계획이라며 반대했다. 허나 박 대통령은 경호실장의 건의를 묵살하고 동기생을 배려하는 아들의 모습을 기특하게 생각하며 전 생도들에게 파티를 베풀어 사기를 고양시켰고 지금도 동기들은 대통령의 격려만찬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때 1군사령관 정승화 장군과 부사관학교장은 급작스런 파티를 준비하느라 고생을 했고, 경호실장 차지철은 박 생도를 더욱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사사건건 사소한 것까지 대통령에게 보고하여 부자 관계를 이간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박지만 생도는 3학년 시절의 유격훈련과 4학년 때 공수훈련 등 모든 훈련을 동기들과 함께 똑같이 받으며 견고한 인내심으로 견디어내면서도 자신 때문에 더 고생하는 동기생들을 위해 보이지 않게 노력을 많이 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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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졸업앨범에 박지만이 남겨 놓은 글과 고(故) 이재수 장군의 묘비[사진=김희철]

 

박지만, ‘모두가 가야할 길이라면 차라리 나만의 길을 걷고 싶다’

 

그러나 박지만에게 또 한번 시련이 찾아왔다. 생도 3학년 시절인 1979년 10월26일에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쏜 총에 맞아 서거했기 때문이다.

 

박지만은 1981년에 학사학위를 취득하며 육사를 졸업하며 방공포병병과 소위로 임관한 후 대구에 있는 방공포병학교에서 초급장교 군사반 교육(OBC)를 받았다. 장교생활은 당시 수도권의 빌딩 방공포 진지에 배치되어 시작했다. 하지만 복무 중에 교통사고를 당했고, 이 후유증으로 의무복무만 마치고 1986년에 육군 대위로 예편하였다.

 

이후 육영재단 이사를 지냈으며, 1991년에는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과 친했던 박태준의 주선으로 삼양산업을 인수하였다. 삼양산업은 2000년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상호를 이지(EG)로 변경하였으며, 회장인 박지만은 회사를 내실있게 성장시키며 잘 경영하고 있다.

 

2004년 12월, 16세 연하의 변호사 서향희와 결혼했다.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된 결혼식의 주례는 소망교회의 곽선희 원로목사가 맡았으며 결혼식은 하객들을 최소화 한채 조촐하게 치러졌다. 현재 슬하에 4남을 두고 있다.

 

“삶!

모두가 가야할 길이라면

차라리 나만의 길을 걷고 싶다.

화랑대!

너와의 영원한 우정담을 

흩어져 나뒹구는 저 낙엽속에 적어

아주 먼 훗날

추억속에 노래하면 아니될까....

 

육사 졸업앨범에 박지만이 남겨 놓은 글이다. 하지만 그와 고교 동기이자 절친이었던 전 기무사령관 고(故) 이재수 장군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여파로 검찰의 수사를 받다가 군의 명예를 지키면서도 자신 때문에 선후배들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 장군의 장례식장을 끝까지 지켰던 박지만의 슬픔을 가중시켰다.

 

하지만 ‘차라리 나만의 길을 걷고 싶다’고 남긴 글처럼 비운의 고독한 황태자 박지만은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많은 시련과 아픔을 겪었지만 주변의 모든 유혹을 뿌리친 채 지금도  꼿꼿하게 모범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는 자랑스런 동기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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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프로필▶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제복은 영원한 애국이다(오색필통,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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