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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11)] 재활치료의 위기를 호기로 극복해야 ⑥위기를 한 단계씩 극복하는 성취감에 빠져 교만하지 않도록 일침을 가해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4.05.02 17:33 ㅣ 수정 : 2024.05.02 17:33

목발을 짚고 있는 필자가 대대장을 제대로 할 수는 있을지 걱정하는 눈빛이 분명
향토사단 최초의 BCTP훈련 성공적 시행과 논문 ‘조국통일을 대비한 예비군제도 비전’을 육군지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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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입소식을 하는 37사단 사령부 [사진=37사단]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군수관리학교의 8주간 군수기능통합관리과정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자 비록 군수관리학교장이 보낸 교육 일등 수료 서신으로 부대의 명예를 높이기는 했지만 사단장, 참모장은 목발을 짚고 있는 필자가 대대장을 제대로 할 수는 있을지 걱정하는 눈빛이 분명했다.

 

그러나 사단장의 부대지휘와 훈련 결과를 평가하는 전투지휘훈련(BCTP)이 코앞에 기다리고 있어 우선 투입하여 도와주도록 지시가 내려졌다. 

 

왜냐면 해부대는 향토사단을 대상으로 최초 시행하는 훈련이었지만 전에 근무한 부대에서 사단 작전보좌관으로 근무하며 우수한 평가를 받도록 총괄 실무를 담당했음을 그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향토사단 전투지휘훈련(BCTP)에 투입되기에 앞서 두달간 병원이 아닌 군수관리학교의 교육기간 동안에 대퇴부 재골절로 다시 수술을 받고 얼마나 회복됐는지 걱정하던 군의관(이진우 대위)의 호출로 통합병원에 갔다. X-ray 결과는 매우 좋았고 이 대위는 1월중에 골반쪽의 상단 고정핀을 제거하자는 진단을 내렸다.

 

한편 1995년 당시의 정치사회는 불신과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었다. 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낙향한 고(故) 전두환 대통령이 ‘12.12, 5.18 국가반란의 수괴’라는 죄명으로 전격 구속됐다.

 

국가적으로는 혼돈과 혼란이 지속되었으나 반면에 필자는 성당 수녀님의 귀중한 선물로 따뜻하고 넘치는 사랑속에 있었다. 

 

깊은 산속 청정한 냇가에서 4시간동안 수집한 ‘산골(山骨)’이었다. 수녀님의 ‘이것을 공복에 먹으면 뼈로 바로 내려가 뼈를 잇게 만드는 약제’라며 전해주는 미소 속에 산골 아줌마같이 순박한 정성과 사랑을 느끼게 했다. 

 

1년전 뇌사 위기 상태까지 도달했던 교통사고로 인생은 물론 군생활도 포기하려 했지만 ‘산골(山骨)’까지 어렵게 수집하며 빠른 회복을 기원했던 수녀님의 정성과 주변의 많은 선후배들의 사랑과 배려가 약해지는 필자의 마음을 가다듬고 정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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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지휘훈련(BCTP)훈련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대 복귀 후 향토사단 최초의 사단BCTP훈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대퇴부 재골절에 따른 재수술과 군수기능통합관리과정까지 약 3개월여 기간 동안 부대를 떠나있다가 복귀했을 때 반기는 또 한명의 선배 장교가 있었다.

 

그는 사단BCTP계획반장인 112연대 부연대장 구인회 중령(3사14기)으로 사단사령부가 위치한 증평 토박이였고 차기 작전참모를 희망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단BCTP(전투지휘훈련) 평가의 결과가 그의 차후 보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사단장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사단BCTP를 성공적으로 마쳐야 할 추가적인 이유가 생겨 자운대 교육사령부의 BCTP단과 사단사령부를 왕복하며 데이터베이스 입력과 운용요원 교육을 주도하며 열정을 다해 준비했다.

 

특히 향토사단 BCTP를 처음으로 적용하는 훈련이라 소부대 단위로 분리하여 배치하는 것과 지역 주민을 고려한 포병화력 운용도 어려운 과제였다. 또한 전방 사단의 부대운용보다 상이하고 복잡한 전투 양상으로 주민소개, 유입되는 피난민 조치와 중요시설 방호까지 새롭게 고려할 사항이 많았다.

 

다행히도 전 부대에서 야전에 최초로 적용된 BCTP(전투지휘훈련)를 총괄하여 진행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BCTP요약보고서와 참고책자를 만드는 등 약 한 달간의 준비로 시행된 향토사단 최초의 사단BCTP훈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어느덧 충용부대에 전입온 지도 6개월이 넘어 새해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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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쪽의 상단 고정핀을 제거 수술을 받은 대전통합병원 정문 모습 [사진=김희철]

 

골반쪽의 상단 고정핀 제거 수술했지만 ‘절름발이 대대장 또는 DJ 대대장’이라는 별명이 계속 따라 붙어...

 

병자년 새해가 되었지만 필자는 아직도 목발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대대장 취임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만약 이대로 취임하면 ‘절름발이 대대장 또는 DJ 대대장’이라는 별명이 계속 따라 붙을 것 같았다. 

 

또한 활동에 많은 제약을 주어 불편하게 만드는 골반쪽의 상단 고정핀을 제거하자는 통합병원 군의관(이진우 대위)의 진단에 따라 새해 초부터 재차 병원에 입원했다. 통합병원 도착 다음날 바로 2시간 동안의 수술을 통해 상단핀을 제거하고 다시 2주간의 회복 기간을 가졌다.

 

이미 3개월 전에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였기 때문인지 만나는 간호장교와 군의관들도 모두 반기며(?) 인사를 해와 병원 생활을 불편없이 익숙하게 할 수 있었고, 짧은 입원 기간이기 때문에 주변의 선후배에게도 알리지 않았으며 가족에게도 면회오지 않도록 당부했다.

 

하지만 회복 및 재활치료의 무료한 시간이 계속되자 재활위기를 호기로 만를려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었다.

 

보름간의 골반쪽의 상단 고정핀을 제거 수술치료, 입원 기간에 병실에 앉아 필자는 동국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인  ‘동서독 통일과정에서의 군통합에 관한 연구 –남북한 적용가능성을 중심으로’에서 예비군분야를 발췌하여 정리한 ‘조국통일을 대비한 예비군제도 비전’이라는 원고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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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지에 게재된 ‘조국통일을 대비한 예비군제도 비전’ [사진=김희철]

 

재활치료의 위기를 한 단계씩 극복하는 성취감에 도취되어 있을 때 신(神)은 교만하지 말라는 일침을 가해 

 

필자가 곧 향토사단 대대장으로 취임하여 동원 및 일반 예비군 교육을 주로 하는데 조국통일을 대비한 예비군 제도를 연구하는 것은 의미가 있었고 재수술로 인한 무료할 것 만 같았던 입원 기간은 연구 논문이 육군지에 게재되는 보람을 느끼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3년전 1월 중순경 평택 집앞 도로에서 승용차와 트럭이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후송된 아버님이 중태였었다. 다행히도 성공적인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겼고, 4주 동안 무의식(코마) 상태에서 계시다가 회복되어 장기간 치료 후에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었다.

 

그 사고 덕분에 힘들고 외로우며 급할 때 조건없이 연락해서 만날 수 있는 ‘진정한 벗’을 확인할 기회이기도 했다.([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177)] ‘진정한 벗은 힘들고 급할 때 찾는 친구’ 참조)

 

그런데 필자도 교통사고후 재활치료의 위기를 노심초사(勞心焦思)하며 한 단계씩 극복하는 성취감에 도취되어 있을 때 신(神)께서는 교만하지 말라며 일침을 가했다. 

 

대대장으로 취임하기 열흘 전인 이번에는 아버님께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시다가 또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하셨다. 평택 성심병원 중환자실의 아버님은 의식은 뚜렷하셨으나 두개골에 약간 금이 갔고, 쇄골과 늑골이 골절된 상태였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근본은 역시 가족이다. 어머니와 처는 치료와 간병을 도맡아 전담했다. 그리고는 “아버님 걱정말고, 부대로 복귀해 우여곡절 끝에 얻게 된 대대장 취임 준비를 잘해라”며 등을 떠밀었고 필자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애를 쓰는 모습이 감사하고 안타까웠다. 마침 이제 초등학생이 된 큰아들이 엄마 곁에서 큰 힘이 되어 주었다.

 

국어사전에 ‘좋은 일에는 흔히 방해되는 일이 많음 또는 그런 일이 많이 생김’이라고 정의된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사자성어가 꼭 들어맞았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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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프로필▶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제복은 영원한 애국이다(오색필통,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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