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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의 광고썰전 (175)] 공감할 수 없는 말장난으로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공익광고 아이러니

신재훈 입력 : 2024.03.13 05:15 ㅣ 수정 : 2024.03.13 05:15

출산율 최하위 국가의 근본 없는 대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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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2023년 인구조사 출생/ 사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의 불명예를 차지했다. 이는 OECD 평균의 반 밖에 안 되는 수치이며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도 못 미친다.

 

통계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금까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투입된 정부 예산이 200조가 넘는데 그 많은 혈세가 어디에 쓰였는지, 출산율을 높이는 곳에 제대로 쓰였는 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었음에도 출산율을 높이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0.72라는 초라한 숫자가 이러한 결과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대한민국 출산율 저하의 원인은 매우 여러 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매우 복잡한 구조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본질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는 전혀 다른 단편적이고 아닌 당장 눈에 보이는 근시안적 대책이나 퍼주기식의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공익광고에서도 출산율 저하의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본질적인 대책에 대한 고민 없이 뭔가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똑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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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광고협의회 ‘아이러니, 아…이러니’ 편]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아기를 안고 있는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아빠 : (방긋 웃는 아기의 모습이 보이며) 한숨도 못 잤는데 단순에 피로가 풀리는 아이러니

 

소파에서 뛰어 노는 아이가 보이며 또 뛴다고 잔소리하는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엄마 : (그림을 그리다 잠든 아이의 모습이 보이며) 너 땜에 못 살다가 너 땜에 사는 아이러니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사이 좋게 잘 노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는 부부의 모습이 보인다.

 

아빠 : 엄마 아빠보다 더 엄마 아빠 같은 아이러니

 

엄마 아빠가 키즈카페에서 웃으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엄마 : “아…이러니” 아이를 키우나 봅니다 / 공익광고협의회

 

출산율과 관련한 “아이”라는 단어로 시작하여 아이 키우며 느낄 수 있는 힘든 것과 행복한 것을 교차시키며 아이가 주는 양면성을 “아이러니”라는 키워드로 정의하고 여기에 더해 아이러니를 “아…이러니”(아! 이러니까 아이를 낳아 키우는가 보다)로 확장하여 아이를 낳으면 힘든 것도 있지만 더 큰 보람과 행복을 주니 망설이지 말고 아이를 낳으라는 비현실적인 주장으로 마무리한다.

 

이 광고가 가진 문제점을 광고적 측면에서 평가해 본다면

 

첫째, 광고를 하는 목적에 부합하는가? 이다.

 

이 광고는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젊은 부부들에게 아이를 낳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광고의 주장이나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R to B(Reason to Believe) 즉, 광고의 주장이나 메시지를 믿을 수 있게 만드는 근거가 확실해야 믿고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광고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그럴싸한 대책은커녕 최소한 젊은 부부들이 왜 아이 낳는 것을 힘들어 혹은 두려워하는지 그 이유에 대한 고민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런 광고를 보고 과연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오히려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아이를 낳기 어려운 젊은 부부들에게 허탈감 혹은 어이없다는 생각을 더 가지게 만들지는 않을까?

 

그들이 단지 아이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아이를 안 낳는 것으로 본질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아이러니라는 단어의 사용이 부적절하다.

 

아이러니의 사전적 의미는 “예상 밖의 결과가 빚은 모순이나 부조화”이다. 아이가 혹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아이러니로 정의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물론 결론에 해당하는 “아…이러니 아이를 낳고 키우나 봅니다” 와 운율을 맞추기 위해, 많은 제작비를 쓸 수 없는 공익광고의 특성상 카피만으로 튀어야 하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출산율이라는 거대담론을 말장난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제작의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말이다.

 

공익광고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여야 하며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공감보다 말장난으로 튀어보겠다는 아이러니가 공익광고가 당면한 아이러니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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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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